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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제목 연봉 3억 90살 현직 보험왕
의뢰자 맨파워프로 컨설턴트 칼럼
상담내용

90살의 나이에 연봉 3억 보험왕에 대한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최고령 보험설계사 한상철 씨
환갑 앞두고 보험사 입사, 고객 1800명… 연봉 3억원

 

"이보시오, 그것은 대물(對物)로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니오? 나 좀 바꿔줘 보시오."

 

지난 16일 광주광역시 서구 KB 손해보험 사무실에 한 남성의 걸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길이 1㎝ 정도로 짧게 자른 헤어 스타일의 그가 휴대전화에 대고 2~3분쯤 큰 목소리로 "내가 서류를 받았는데 무슨 소리냐"는 둥 상대와 실랑이를 했다. 전화를 끊은 그는 "다 해결됐소"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문제가 잘 풀린 모양이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올해 아흔 살인 KB 손해보험 설계사 한상철씨다. 1927년생인 그는 최고령 방송인 송해와 동갑이다. 90세 노인이 무슨 보험을 팔러 다니겠느냐 싶지만, 그는 KB 손해보험에서 18년 연속 영업 실적 상위 1%에 드는 최우수 직원이다. 그와 계약한 자동차보험 고객만 연 1800명이고 2500만원 안팎 월급으로 매년 3억원 정도를 받는 고액 연봉자다.

 

고령이라 원활한 대화가 가능할까 했던 걱정은 그를 마주하는 순간 사라졌다. 반짝거리는 눈과 팽팽한 피부가 먼저 눈에 띄었다. 명함을 건네자 작은 글씨까지 틀림없이 읽어냈다. 그가 먼저 "가는귀 먹었을까 봐 걱정했소?"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의 책상에 서류 더미가 1m 높이로 쌓여 있었다. 서류마다 형광펜 자국이 가득했다. 그는 "계약서를 받으면 눈으로 하나하나 확인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KB 손해보험의 전신인 범한화재에 1986년 입사했다. 6·25전쟁 휴전 직후부터 경찰로 일하다 정년퇴임한 뒤라 그때도 이미 환갑을 앞둔 나이였다. 경찰 생활을 30년 했지만 6개월만에 사기를 당했다. 전 재산을 날린 것 자체가 부끄러워 남에게 말도 못 하고 숨겼다.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던 그가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일이 바로 지금까지 해온 보험 영업이다.

 

맨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그도 창피했다. 당시는 영업사원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좋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이 먹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데 대한 부담도 컸다. 자식뻘 젊은 친구들에게 보험료 받는 방법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고객들이 그를 찾기 시작한 건 사고가 나면 밤이고 낮이고 주말이고 가릴 것 없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온다는 소문이 나면서부터였다. 그는 "한밤중 사고가 나서 잠옷 입고 뛰어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지금처럼 보험사마다 전화 상담실이 마련돼 있지 않았던 1980년대엔 사람들이 자동차 사고가 나면 보험설계사에게 전화를 했기 때문이다. 사고가 났을 때 상대방 혹은 경찰과 실랑이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고객에게 사고가 날까봐 30년간 제대로 쉰 날도 없다고 했다. 설계사 일을 시작하고 그는 한 번도 휴가를 간 적이 없다. 회사에서 우수 사원에게 부상으로 주는 제주도 왕복 비행기표와 호텔 숙박권조차 수차례 반납했다. 그는 "휴가를 간 사이에 고객에게 사고가 나면 누가 해결해주느냐"고 했다.

 

사람들은 그를 '백두사장님'이라고 부른다. 광주 장동 백두대리점이 30년 된 그의 사무실이기 때문이다. 30년간 사무실 번호를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휴대전화 번호도 바꾸지 않아 여전히 011로 시작하는 번호를 쓴다. 깐깐한 그의 성미에 한번 계약한 고객들은 자신의 자식과 손자, 친척들 보험까지 그에게 맡기고 있다.

 

보험 사기도 여러 번 적발했다. 지난 2002년 무거운 짐을 나르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며 2억5000만원을 보상해달라는 산재보험 가입자가 있었다. 경찰 출신인 그가 보기에 정황상 보험 사기가 틀림없었다.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그가 직접 병원과 경찰서를 들락거리며 자료를 모았다. 재판 당일 그는 보험 사기가 틀림없다는 30장짜리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2000만원 수준으로 보상액을 낮추며 그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일하다가 다쳐서 정직하게 돈을 받아가는 것은 상관없지만 보험 사기로 보험사가 손해를 입어 회사에 적자가 생기면 결국 나라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패셔니스타로도 유명하다. 빨간색 바지, 스리버튼 양복, 색동 양말까지 젊은이들에게 뒤처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젊은 에너지의 유일한 비결을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찬물로 샤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친구가 3명 정도 남아있는데 다들 집에 누워 있고 나처럼 허리 꼿꼿이 펴고 다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얼굴에 있던 점을 뺐다고 했다. 아흔 살에도 피부 미용에 신경 쓰느냐고 묻자 노인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나는 지금이 제일 젊은데."

 

[광주광역시=김수경 기자 cat@chosun.com]

 

기사원문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2&oid=023&aid=0003203375&r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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